전라북도 장수산 사슴벌레 (Lucanus dybowski dybowski Parry, 1873)

한참 채집을 다닐 시절 전북 군산, 정읍 등에서 사슴벌레(Lucanus dybowski dybowski Parry, 1873)를 본 적이 있는데 표본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는데, 덕분에 전북의 사슴벌레 표본을 입수할 수 있어서 반야스키님께 감사하다.

뭔가 큰턱이 부실한 느낌인데, 이것은 그냥 느낌일 뿐일 것이다. 옆에 살짝 보이는 다우리아사슴벌레도 평범 평범. 전라남도 끝에서 다우리아사슴벌레는 채집한 적이 있는데 겨울이라 사슴벌레는 보지 못했는데 사슴벌레의 남방한계선은 어디일까?

경기도, 강원도산 사슴벌레 (Lucanus dybowski dybowski Parry, 1873)​

요즘은 LED등으로 다 바뀌어 밤에 줍줍이 예전 같지 않은 경기북부, 강원도산 사슴벌레 컬렉션입니다. 예전에 일본 인섹트 페어 갔을 때 같이 가신 분들이라 이것저것 하느라 막판에 버드윙 상자를 사러 갔더니 딱 대형 상자는 2개가 남아 있었습니다. 바로 이 나무 파티션 상자가 채워진 것(현재 단종 ㅠㅠ), 그리고 UV 코팅이 된 상자가 남아 있길래 그거라도 사자하고 샀었는데 그때 한 이 파티션 상자 100개를 사 놓을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지금 나오는 종이보다 더 고급 지고 튼튼한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각설하고 야생에서 만나는 사슴벌레 수컷 대형 개체는 정말 매년 봐도 질리지가 않죠. 특히나 60mm 후반대의 개체는 쉽게 채집되는 편은 아니지만 머리 뒤의 투구 형태도 다 다르고, 머리가 큰 녀석이라도 채집하면 칸토리를 잡은 듯한 기쁨을 줍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심산뽕지로 아니 깊은산사슴벌레(Lucanus maculifemoratus)의 아종으로 취급하고 있었으나 Huang and Chen(2010)에 의해 생식기나 다른 형태적 차이로 원래 기록되었던 별도의 종으로 승급을 하였습니다. 종명은 '사슴벌레'라는 사슴벌레과를 지칭하는 명칭으로 되어 있어서 구별을 하기 위해 '걍사슴벌레', '참사슴벌레'등의 별도 명칭으로 불러지고 있기도 해서 혼돈의 국명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기도 합니다. 일전에 일부 문헌에 사용되었던 '투구사슴벌레'도 참 괜찮은 국명인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이 국명을 좋아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우측의 개체는 가지고 있는 개체 중 가장 큰 야생 개체로 강원도 양양에서 근육맨님이 채집하신 것을 선물로 받은 개체입니다. 그 우축의 중-소형 개체들과 비교를 해보면 크기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개체 차이가 사슴벌레 표본을 수집하는데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68mm까지는 여러마리 채집을 했었는데 그 이상은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등화로만 채집을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요즘 사육 고수님들에게 70mm 오버는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야생에서 70mm 오버 개체는 정말 드물게 채집이 됩니다.

참나무 숲 근처 공터에서 발견된 사슴벌레 수컷의 머리 (강원도, 춘천​)

사슴벌레는 등화에 많이 날아오기 때문에 대부분 야행성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슴벌레 수컷은 낮에도 수액을 먹고 보통 나무 위에서 쉬기 때문에 천적인 새들의 아주 맛난 먹이가 됩니다. 아마 유럽에서도 Lucanus cervus 들이 이렇게 새들한테 뜯어 배 부분은 먹히고 머리만 버려진 것이 많아서 이것을 주워서 악령을 쫓는 목걸이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갑자기 사진을 보니 들었습니다. 하하하...

짝짓기 중인 암수 한쌍 (강원도, 춘천)​

하지만 대부분의 짝짓기 등의 활동은 야간에 이루어집니다. 산속의 참나무에 수액만 엄청 난다면, 등화보다는 산을 타면서 확인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사슴벌레를 볼 수 있습니다.

애벌레는 다른 사슴벌레 애벌레들에 비해 보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처음 죽은 참나무 밑동에 암컷이 산란을 해놓아서 1-2령일 때 빼고는 3령 등을 보려면 나무 밑동 주변을 전부 파내서 뿌리를 타고 내려가는 녀석들을 찾아야 합니다. 삽과 하드한 노동력은 필수지만 일단 있는 곳을 파내기만 하면 많은 애벌레의 관찰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반야스키님이 가져다주신 전북산 사슴벌레 표본을 소개하다가 사슴벌레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하게 되었네요. 또 조만간 다른 한국 사슴벌레의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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